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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이전의 기록/@Life

국보70호

어제 저녁을 먹으며 동료들과 TV를 봤습니다.

무슨 프로인지는 모르겠지만, 강호동씨가 진행을 하고
남녀 연예인이 짝을 지어 게임을 하는 프로였습니다.

그중 하나의 게임, 어부바 게임이란 걸 하더군요
TV를 즐겨 보시는 분들은 아실 것 같지만,
남자 연예인이 여자 연예인을 업고 달려가서 강호동씨가 내는 문제를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강호동씨가 낸 문제는 이러합니다.
"국보 1호는 남대문입니다. 국보 2호는 ...(중략).. 그렇다면 국보 70호는 무엇일까요?"
저는 밥을 먹으며 "... 훈민정음인가?",라고 중얼거렸습니다.

출연자들이 난관을 겪고 있는 동안
저와 동료들은 식사를 막 마치고 있었죠.
결국 강호동씨가 내준 힌트를 가지고 한 팀이 답을 맞추었습니다.
답은... 훈민정음 맞습니다.

... 순간 동료들에게 이상한 눈초리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런 걸 알고 있는 이 놈은 뭐야?라는 눈초리였죠

제가 왜 그것을 알고 있었을까요?
사실은 안 것이 아니라 약간의 사고 회로의 흐름이 달랐을 뿐입니다.

위지氏의 생각의 흐름은 이러합니다.

1. 국보 70호를 알고 있는 출연자가 얼마나 될까?(물론 저도 몰랐습니다)
2. 국보 1호 얘기가 나온 걸 보면 국보1호와 70호 간의 뭔가 관계가 있다
3. 최근에 유홍준 문화재 청장의 발의로 국보1호를 교체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4. 그 후보 중 하나는 훈민정음이었다.

이런 얼토당토 않은 추론을 해 버렸습니다.

사실 국보몇호에 붙이는 "몇"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습니다.
1호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고
단지 지정한 순서일 뿐입니다.

하지만 다른 어떤 순번보다도
국보1호,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대표 혹은 상징,이라는 의미를 갖는 것이라 할 수도 있겠죠

또 한가지, 남대문(숭례문)이 국보1호가 된 사연도 무시할 수는 없겠죠.
그 사연은 일본이 조선을 침략했을 때,
숭례문을 통해 한양에 입성을 했다는 의미에서 그들의 입장으로서는
"승전문"이었던 셈입니다.

일제 잔재 청산의 의미로 국보1호를 교체해야 하느냐
"숭례문이 왜 국보1호가 되었는지 아니?"라며
그대로 놔두되 그 사연을 후손들에게 가르쳐 주느냐

아직 짧은 저의 생각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