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위지氏의 일상

"당신의 명함을 파라"

"당신의 명함을 파라"

좀 건방진 듯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 말은 실제로 2008년도 H사에서 근무할 때, 팀 세미나에서 발표 도입부에 사용했던 말이었고
아래 사진은 그 PT에 사용했던 것이다.


이 명함의 정체는 2002년도에 내가 사용했던 것이다.

1999년도부터 2001년까지, 나는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하고 서비스운영하는 회사에서 일했다.
그 회사는 나의 IT 첫 직장이었고,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개발자로서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가장 아래쪽의 기억이었기에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 마지막은 좋지 않았다.
(말하자면 매우 긴 이야기가 되겠기에 이 부분은 생략한다.)
막판 3개월 여의 시간이 나를 그야말로 궁지로 몰아넣었던 상황이었기에
나는 다시는 회사를 다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2002년 초반, 개인적으로 사업자 등록을 내고 개인적으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만든 명함이 바로 이 명함이다.

회사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게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모든 것을 내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산물이었으니
그냥 "나의 첫번째 브랜드"라고 하는 게 좋겠다.
(다른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 했다. 도메인과 로고는 그냥 둔 것은
내가 저 브랜드를 버리지 않았다는 의미이고
또한 저 도메인은 아직 나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저 명함이 항상 내 지갑 혹은 수첩 한켠에 보관되어 있는 것은
내가 저 브랜드에 대해 쏟은 정성이 컸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저 브랜드를 지금까지 나의 브랜드로 끌고 오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 브랜드에 대해 애착을 갖는 것은
브랜드 네임 작명에서부터 브랜드 로고 작성,
그리고 "솔루션 코디네이터"라는 저 역할 명칭까지도 내 맘대로 지었기 때문이다.

나의 실책은
개인 사업을 하던, 개인 브랜드를 가지던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회사에서 월급을 받으며 시키는 일만 하는 껍데기에서 벗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잘 몰랐다는 점이다.

그것은 모든 선택의 책임은 나에게 있으며
그 선택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개인 브랜드를 갖는다는 것은
껍질을 깨고 뼈를 깎아내며 정신적으로 새로 태어나야 하는 일이다.

정신적, 물질적으로 철저한 준비를 해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H사를 나온 이후,
아는 분들의 회사에 개발자를 뽑아 드릴 때,
그리고 지금 나와 일하는 파트너 개발자(라고 하겠다)를 뽑을 때
항상 저 질문을 했다.

"자신의 명함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고 했을 때, 당신은 명함에 뭘 새겨넣겠느냐"고

한참을 헤매다 다시 초심을 가진 저 명함을 꺼내 놓기는 했지만
저 명함에 담은 내 마음에 비해 지금 내 모습은 초라하기만 하다.
아직 내가 가야 할 길은 멀다.

7년이 지난 명함이고 내 마음대로 만들었던 명함이지만,
우습게도 나는 "솔루션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지금 하고 있다.

그게 중요한 것이다.

지금 마음 속에
아니면 명함 크기의 작은 메모지를 꺼내서
명함을 파 보자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스스로가 규정해 보자.

생각보다도 쓴다,는 행위는 힘이 크다.

"당신의 명함을 파라"
"당신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요 앞의 포스트에서도 한 얘기지만

건투를 빌어 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