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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지氏의 일상

강풀, 미스테리심리썰렁물 "어게인"으로 돌아오다

오늘 알게 된 일이지만,
(이미 지난 6월 22일 예고편이 나갔더라)
순정만화, 아파트, 바보, 타이밍, 26년,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웃사람 등으로 
웹툰을 풍부하게 해 주었던 강풀이
미스테리심리썰렁물 4, "어게인(Again)"으로 돌아왔다.

"미스테리심리썰렁물"이라는 독특한 장르명을 들고 나왔던
"아파트" 의 예고편을 보면 아래와 같은 소개가 나온다.


사실 아파트 초반부엔 꽤 썰렁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아파트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옆 동으로 잠입하는 모습이라던가


경찰서에서 자신이 목격한 일을 진술할 때, 스스로 얼굴에 조명을 비추는 모습이라던가


꽤나 썰렁물,이라는 개념에 어울릴법한 컷들이 종종 나오곤 했다.
그러나 아파트 후반부를 포함,
이후 미스테리심리썰렁물을 표방한 작품들(타이밍, 이웃사람)에 썰렁 코드는 등장하지 않게 된다.

작가는 적잖이 자신이 창조한 장르가 부담이었나보다.
이번 어게인 예고편에서는 그 고충을 고백하기에 이른다. 아래와 같이 말이다.
(언젠가 이럴 것이라 예상은 했으나, 강풀 답다는 생각이 든다. ^^)


이번 작품, "어게인"에는 미스테리심리썰렁물 시리즈 전편에 나왔던 양형사가 다시 등장한다고 한다.
그와 더불어 "타이밍"의 주인공들 역시 주변 인물로 등장할 예정이라 하니 작가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꽤 기대가 된다.

강풀의 만화가 가진 장점은 스토리텔링에 있다.
빈틈없이 잘 짜여진 스토리는 강풀 만화의 최대 장점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강풀의 서사 구조를 아주 좋아한다.

무엇보다도 강풀의 만화는 주변부의 인물에 많은 관심과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데,
어쩌면 강풀 만화의 큰 줄기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소통, 화해와 용서 등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공포 코드를 극도로 꺼려하는 나로써도 강풀의 미스테리심리썰렁물 시리즈는 애독의 대상이다.

미스테리심리썰렁물 시리즈에는 "저승사자"라는 독특한 존재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이 세상에 머물러서는 안되는 존재를 온전하게 보내주는 일을 한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귀신을 저승으로 보내는 일이다.)
그러면서도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아 숨쉬는 인간이다.

그러나 이들이 능력은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실제 작품을 보길 바란다. ^^)
  • 눈을 똑바로 바라보거나 (아파트)
  • 손을 잡거나(타이밍)
하는 행위로 실현된다.

사실, 이 얼마나 가혹한 일인가?
  • 사랑하는 이와 눈을 마주치면 죽는다
  • 사랑하는 이가 죽을까봐 손도 못 잡는다.
이것은 곧, 관계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리고 강풀은 미스테리심리썰렁물 속에 꾸준히 저승사자를 등장시킨다.

이번 "어게인(Again)"에도 저승사자가 등장한다.
평소에는 벙어리인양 목에 화이트보드를 두르고
펜으로 써서 의사소통을하는 청과물상이다.
그리고 이번에 그가 영혼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도구는 다름아닌

"목소리"다.


지금까지 강풀 연재의 특성상 중/후반부로 넘어갈 수록
마감을 어기는 일이 잦아질테고(^0^)
그로 인해 아쉬움을 달래며 브라우저를 닫는 일도 많아지겠지만,
그간 봐왔던 강풀 만화의 스토리와 얼개로 봤을 때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미스테리심리썰렁물 시리즈가 연달아 두 번 연재되는 것 같은데,
원컨데 다음 연재때는 순정만화 다음 시리즈 혹은 그에 상응하는 잔잔하고 따뜻한 작품 부탁드린다.
미스테리심리썰렁물 역시 애독의 대상이긴 하나, 난 순정만화가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