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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지氏의 일상

판타스틱(Fantastique) 재창간


작년 즐겨 보던 잡지가 있었다.
바로 《판타스틱(Fantastique)》이라는 제목의 잡지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잡지는 장르 소설 잡지다.
SF, 판타지, 추리소설을 아우르고 있다.

월간지였던 이 잡지가 몇 달 안보이기에
폐간되었나보다,하며 아쉬워했다.
(요즘은 인식이 많이 나아졌지만)
장르 소설을 다소 저급한 것으로 취급하는 우리나라에서
다소 위험하지만 무모하지만 신선한 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잡지 코너에 잘 가지 않는 나는
지난 주 우연히 잡지 코너 앞을 지나다가
《판타스틱(Fantastique)》2009년 봄호를 만나게 되었다.


일견 반갑기도 하고,
일견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잠시 차례를 보자
Fantastique 2009 봄호
Contents

[머리글 1] P.S.I Love You
[머리글 2] 장르적 상상력은 이십일 세기의 희망입니다

한국 최초의 본격 추리소설가 김내성 탄생 백주년 특집

[단편소설] 탐정소설가의 살인
[단편소설] 타원형의 거울
[단편소설] 연문기담
[라디오극본] 히틀러의 비밀
[김내성을 추억하다] 그리운 아버지 / 김세헌
[발자취를 따라서] 연보 및 작품 목록 / 박진영
[특집 에세이] 데뷔시절의 김내성 / 리켄지
[경성 스케치] 《마인》속 경성과 경성 문화 / 전봉관

[란포 박물관 기행] 일본 추리소설의 대부, 에도가와 란포의 집을 찾아가다 / 허유성
[단편소설] 세 시 정각 / 코넬 올리치
[단편소설] 혈도 / 문영
[단편소설] 죽은 팔 / 정보라
[장편 연재 - 4] 그림자 잭 7·8·9 / 로저 젤라즈니
[연재만화]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 14회 / 권교정
[Special] 고대중국의 기담, 몽 그리고 환 / 김윤중
[카툰 책+α] 소개하는 만화 / 박도빈
[Specia]l 중세 유럽의 장르문학 / 강윤영

달라진 점이라면 계간의 형태로 새로 태어났다는 점과
체제가 문예지의 형태를 많이 닮아 있다는 점이다.

이전 《판타스틱(Fantastique)》이 소설, 카툰 등의 연재물과 꽤 충실한 자료집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면
새로 창간된 《판타스틱(Fantastique)》은 거의 절반의 분량을
"김내성(1909~1957)"이라는 작가 특집으로 묶어놓았다.

내용도 아주 충실하다.
그간 우리 문학사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장르 소설,
그 험난한 길을 걸어갔던 선배 작가들이 있었던 것이다.
김내성,이라는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들과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연보와 작품 목록, 그리고 에세이에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경성의 문화를 소개하는 글로
알차게 채워놓았다.

독자와 자주 만날 수 없다는 단점은 있으나
월간의 형태보다 계간의 형태가
이런 충실한 기획물을 내기에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니 더 적합할 듯 싶다.
다음호(여름호겠지)의 기획기사가 벌써 기다려진다.

아직 찬찬히 다 읽어보지는 못했으나,
저 특집 하나만으로도 나는 그간 알지 못했던, 알려고 하지 않았던
우리 문학의 한 부분을 접하게 된 셈이다.
그 점에 있어 《판타스틱(Fantastique)》의 편집진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올린다.

아직은 척박한 우리나라 장르 문학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본격 문학 잡지로의 발전을 이뤄낸 《판타스틱(Fantastique)》의 재 창간을 축하하며
분발해 주길 기원한다.

아, 그리고 세 가지 더!

  1. 《판타스틱(Fantastique)》은 신인 작가의 발굴에 노력할 것이라 한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투고 바란다.
  2. 《판타스틱(Fantastique)》은 온라인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http://www.fantastique.co.kr 로 접속하면 된다.
  3. 난 《판타스틱(Fantastique)》과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다. (^^)
    어차피 《판타스틱(Fantastique)》에 힘을 실어줄만큼 파워가 있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