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썸네일형 리스트형 [짧은소설]병아리 / 1996년 作 병아리 /1996년 作 진달래 잎새마다 햇빛 잘게 부서지는 교정을 오르며 당신의 생각을 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조금은 버거워 보이는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여자아이들의 음계 높은 재잘거림을 들으며, 투명하게 반짝거리던 당신의 눈동자와 해맑은 웃음이 생각났던 것 뿐이지요. 오늘 수업은 하루종일 엉망이었습니다. 상자 속에 조심스레 넣어 둔 병아리가 걱정되어서였습니다. 혹 모이가 떨어진 것은 아닐까, 병이나 나지 않았을까 하면서... 병아리에게 혹시나 해코지를 하지 않을까 걱정되어 마루 한 귀퉁이에 매어 둔 나의 강아지, 아지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갑자기 웬 병아리냐고 물으실 지 모르겠습니다. 어제의 일이었지요. 교문을 나서 골목을 돌아 집으로 향해 가는 길, 네모난 상자 가득 병아.. 더보기 이전 1 다음